2016. 10. 20. 21:03ㆍ베리언니 화장대
우리는 LA에 도착해 40℃가 넘는 더위를 뚫고 셰이키 알리바이 와플 카페로 향했다. 아마도 이곳은A L에서 가장 향기로운 장소일 것이다. 핫초코,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 슈가 파우더 말고도 무언가 강한 향기가 피어나고 있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향도 이토록 향기로울까? 우리는 지방시 향수 라이브 이리지스터블 광고의 주인공이자 할리우드에서 가장 바쁜 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만나기 위해 이곳에 왔다. 샤를리즈 테론과 호흡을 맞추게 된 코미디 영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전설적인 드라마 <트윈 픽스>의 리메이크를 비롯해 내년에만 10여 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갑자기 문이 활짝 열리면서 그녀가 바로 내 앞에 나타났다. 커다란 눈과 환상적인 헤어 스타일. 백조 모양의 가는 골드 팔찌, 짧은 팬츠와 흰 셔츠 차림의 아름다운 그녀가 말이다. 인사를 채 마치기도 전에 , 처음 본 사이임에도 그녀가 달려들어 나를 껴안았다. 그러고는 변명하듯 말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그 사람을 먼저 안아보고 싶어요. 사람들이 어떤 향기를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싶거든요. 가끔은 그 향기를 알아내고 무슨 향수를 쓰는지, 어떤 노트가 있는지 물어보곤 하죠. 향기는 그 사람에 대해 정말 많은 걸 알려주는 것 같지 않아요?” 그렇게 갑자기, 이루고 또 이루지 못한 꿈들, 쉽지만은 않은 어린 시절, 파티, 오트 쿠튀르 패션에 대한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가족, 그리고 배우가 된 운명에 대하여 어릴 때부터 전 모델이 되고 싶었고 화려한 삶을 꿈꿨어요. 지금은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갑자기 연기처럼 사라져버릴까 봐 두렵죠. 부모님이 아니었다면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그 무엇도루 이지 못했을 거예요. 아버지는 약사였고, 어머니는 내과 의사였어요. 두 분은 같은 병원에서 일하셨죠. 저를 항상 오디션장에 데려다주셨는데, 도저히 일을 빠질 수 없을 때는 할머니께 부탁하셨어요. 아버지도 배우가 되고 싶으셨대요. 그걸 아주 우연히 알게 되었어요. 어느 날 아버지에게 대본 연습의 상대를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아버지의 영혼 깊은 곳에서 불꽃이 피어나는 거예요! 그러더니 당신도 영화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가족들이 모두 약대에 가라고 해서 포기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아버지는 저를 보면 아이처럼 좋아하시는데, 특히 배우들을 소개해드리면 너무 좋아하세요. 얼마 전에 아버지께 샤를리즈 테론을 소개해드렸더니 인생 헛살지 않았다고 하시더군요!
향수의 추억 저는 펜실베이니아 주의 앨런타운에서 자랐는데, 거긴 꽤나 가난한 도시였죠. 어릴 때에는 시향용 향수를 뿌리고 싶어서 슈퍼마켓에 가곤 했어요. 거의 매달 시향용 향수가 바뀌었기 때문에, 이전에 맡았던 향수가 그리울 때에는 다른 슈퍼마켓을 찾아 나서야 했죠. 마치 사인처럼 나만의 특별한 향기를 가지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었죠. 이제 사람들이 저를 보고 지방시의 향수를 떠올릴 거라고 생각하니 정말 기뻐요. 지방시 라이브 이리지스터블은 저를 꼭 닮은 향수죠. 전 이제 서른 살이고, 어른이 되어버렸다고 느끼지만, 또 한편으로는 매일 아이처럼 햇빛 아래서 즐겁게 뛰놀고 싶기도 해요. 라이브 이리지스터블의 향기는 파인애플, 장미와 호박의 노트가 섞인 행복의 향수예요. 저는 저녁에 이 향수를 사용하곤 해요. 저녁 식사에 가기 전 샤워를 하고, 향수를 뿌리고 나면 축제 분위기가 나거든요. 향수는 저를 더 멋진 사람처럼 느껴지게 해요. 이를테면 파티나 데이트 전에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을 때 말이에요. 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향기가 뭐냐 고 물으신다면, 할아버지가 쓰시던 스파이스 향의 오 드 콜로뉴라고 대답하겠어요. 사람들 속에서 스파이스 향을 맡을 때마다 할아버지가 떠올라요.
패션 그리고 레드 카펫 제가 맡은 역할 중에 단 한 명의 스타일링만 골라야 한다면 저<는인 타임(In Time)>의 실비아를 선택할 거예요.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커플이 되어서 미래의 독재 사회의 새로운 보니와 클라이드를 연기했죠. 블랙 재킷을 입고, 킬힐을 신은 채 긴 장갑을 낀 손으로 권총을 들고 광장을 뛰어다녔는데 제가 생각해도 정말 멋졌어요! 바로 다음 주에도 <인타임>의 감독인 앤드루 니콜과 작업을 해요<. 아논(Anon)>이라는 SF 스릴러인데, 영국 배우 클라이브 오웬과 같이 나오죠. 또 한 번 실비아처럼 멋진 역을 맡게 되는데, 지방시와 계약을 체결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방시로만 입어요. <사브리나>에서 오드리 헵번이 그랬던 것처럼요! 전 패션을 사랑하고 옷을 정말 많이 사요. 최근에는 발렌시아가의 재킷과 지방시 드레스를 샀죠. 하지만 제 유니폼은 흰색과 회색 티셔츠와 청바지, 그리고 스니커즈예요. 제가 가지고 있는 디자이너 의상은 중요한 일을 할 때, 직업상 특별히 필요할 때만 입죠. 하지만 리카르도 티시가 특별히 저만을 위해 만든 드레스를 입고 레드 카펫을 걷 건는 정말 즐거워요! 그를 제 친구라고 부를 수 있다니 정말 행복하죠. 리카르도는 제 단점을 어떻게 숨겨야 하는지 알고, 제가 어두운 색을 좋아하고 레이스를 사랑한다는 걸 잘 아는 사람이에요.
파티의 나날들
전 매일 아침 한 시간 동안 뜨개질을 해요. 전 정말 뜨개질을 좋아해요! 또 친구들을 위해 직접 선물을 만들기도 해요.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책 표지를 디자인하기도 하죠. 제 강아지 핀이랑 영상을 찍은 다음에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도 좋아하고요. 그중 몇 개는 제가 속한 동물 보호 단체인 ‘베스트 프렌드 애니멀 소사이어티’의 광고로 텔레비전에 나오기도 했어요. 전 동물을 정말 사랑해요. 경제력이 생기자마자 농장을 하나 구입했어요. 어릴 적부터의 제 꿈 1순위였는데, 이젠 그걸 이뤘어요. 제 두 번째 꿈은 남자를 연기하는 거예요. 하지만 그건 아직 먼 일이죠. 사실 지금은 작가를 연기하고 있네요.
< 레터스 투 줄리엣(Letters to Juliet)>과 <디어 존(Dear John)>, <맘마 미아!(Mamma Mia)>에서 제가 맡은 역할은 글을 쓰는 직업이었어요. 하지만 사실 전 글쓰기를 정말 싫어해요.
그냥 편지만 쓰려고 해도 아주 긴장이 돼요. 에세이 숙제가 많은 학교에 다녀서 이런 증상이 생긴 것 같아요. 제가 맡은 배역들에서 가져오고 싶은 능력은 글을 쓰는 능력보다는 외국어 능력이죠. 지금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지만, 언젠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과 작업을 해보고 싶으니까 스페인어도 배워야겠죠? 제 주변에서는 항상 파티가 열려요. 결혼식이나 생일이 아니라면 자주 가진 않지만요. 제 인생 최고의 파티는 제 농장에서 연 언니 제니의 결혼식이었죠. 다들 신나게 춤췄어요. 아흔다섯 살이셨던 할머니까지도요! 아카데미상 파티도 정말 신나죠. 그중 최고는 몇 년 전 마돈나의 매니저 집에서 열린 파티예요.
앤 해서웨이랑 책상 위에 올라가서 그녀가 받은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들고 춤을 추었죠. 제 인생에서 일어난 또 하나의 기적 같은 순간은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시사회에서 휴 잭맨이 절 의자에 앉히고는 모든 사람 앞에서 ‘생일 축하합니다’를 불러줬을 때였죠.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정말 기뻤어요. 남자에 대해서도 말해야겠죠? 제이상형은 착하면서도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에요. 그리고 반드시 유머 감각이 좋아야 해요. TV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에 나온 카일 챈들러처럼요. 너무 심각한 사람은 싫어요. 재미있는 사람이 좋죠. 웃음은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이겨내게 해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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