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차움의원의 속살'…돌 하나 수천만원에서 무릎꿇는 트레이너
차움의원에 들어선 '시크릿가든'. 헬스를 하다 잠깐 나와서 쉬는 실내 정원이다. 회원들이 평소 자주 방문하는 곳은 아니지만, 밤에 VIP들 중심으로 파티를 하는 장소로 쓰인다고 회원 A씨는 소개했다. /사진제공=차움의원 회원 A씨
“여기요? 그냥 세계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안티에이징 클럽’이라고 보면 돼요. 국내 유명 톱스타들을 만날 수 있고, 트레이너들을 종처럼 부릴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예요.”
1억 5000만원에서 1억 7000만원의 입회비로 회원이 될 수 있는 차병원그룹의 건강관리센터 ‘차움의원’.
A씨는 2010년 설립 이후 등록한 회원이다. 그는 차움의원은 어떤 곳인가에 대한 질문에 “VIP 중의 VIP를 모시는 장소”라며 “피부, 노화, 다이어트, 헬스 등 안티에이징과 관련된 모든 케어에서 세계 최고”라고 소개했다.
세계에서 2번째 갑부인 유럽의 한 사업가도 헬리콥터를 타고 이곳을 방문했다고 한다. A씨는 “할리우드 배우들도 이곳에서 많이 만났다”며 “내가 본 국내 톱스타 중 여배우 K씨, 남자배우 S씨, 남자 탤런트 P씨 등이 유독 눈에 들어왔는데, P씨의 어머니는 회원들 사이에서 기피 대상 1호 회원일 정도로 수준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차움의원의 실내수영장. 이 수영장 안쪽에 '움'이라는 스파가 있다. 어머니 자궁 속 느낌을 재연하는 이곳은 세계 갑부들도 찾는 명소라는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사진제공=차움의원 회원 A씨
A씨에게 내부를 소개해달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건강관리센터는 2~6층, 그 위층들은 오피스텔 피엔폴루스다. 차움의원으로 가는 ‘소파가 구비된’ 1층 회원 엘리베이터부터 남다른 위용을 자랑한다. 6층 야외에는 수영장이 있는데, 이 야외수영장과 실내정원 ‘시크릿가든’은 주로 회원들의 파티장소로 쓰인다고 한다.
실내 수영장 안쪽에 차움의원이 가장 자랑하는 ‘움’이라는 시설이 있다. 모터는 독일제, 조립은 일본 기술진이 완성한 전 세계 유일한 스파라고 그는 소개했다. 개인 목욕탕처럼 갖춘 이곳은 어머니 자궁 속에 있는 느낌을 재연하는 곳이다. 물 위에 회원을 눕혀 놓은 다음, 관리 선생님이 허리를 받쳐 살살 돌려주면서 자궁 속 아이의 느낌을 구현한다는 게 그의 설명.
A씨는 한 번은 ‘시크릿가든’ 문에 고여놓은 돌멩이가 특이해서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몇천만 원짜리 돌”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기억했다.
차움의원의 야외수영장.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가 이곳 수영장을 자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차움의원 회원 A씨
상위 1% 회원들의 보금자리로 알려진 차움의원에서 가장 특이한 것은 회원과 트레이너들과의 관계다. A씨는 “1% 정도 과장하자면, 그냥 주인과 하인의 관계라고 보면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비가 오는데도 본인이 우비를 안 쓰고 버티다, 결국 전여옥 대변인이 씌워주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며 “여기가 딱 그런 곳”이라고 설명했다.
건강관리를 마치고 돌아가는 회원 앞에서 트레이너가 무릎을 꿇고 인사하는 건 기본이고, 회원 목에 걸린 수건이 떨어지면 2, 3m 거리의 트레이너가 달려와서 수건을 주워준다고 했다.
최순실씨와 관련된 에피소드도 회원들 사이에서 또렷한 기억으로 회자됐다. A씨는 “고영태씨가 문신 때문에 쫓겨난 일로 최씨가 화를 낸 일화 이후 최씨가 또 다른 배우를 데리고 와서 회원들 사이에서 얘기가 많았다”며 “두 사람이 같이 피엔폴루스에서 동거했다는 말이 돌았다”고 했다.
차움의원의 헬스장. 최근 차움의원은 이 헬스장만 드나들 수 있는 연간 500만원 회원권을 따로 만들어 회원을 모집했다. 회원 A씨는 "모두 현찰로 받은 것으로 안다"며 "이 회원권 발부로 기존 회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았다"고 전했다. /사진제공=차움의원 회원 A씨
차움의원은 1억 원대 회원권 말고도 헬스만 하는 500만 원짜리 1년 회원권도 어느 날 남발했다고 한다. 악화하는 재정 부담을 만회하기 위해 500만 원 회원권은 현찰로 납부받았다면서 “회원들이 이 건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고 그는 귀띔했다.
A씨는 “몇 달에 한 번씩 페이닥터들이 바뀔 정도로 의사 관리가 불안정했다”면서 “그런데도 최고급 스파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라고 전했다.
차움의원에서 수영장과 헬스클럽을 연걸하는 통로. 이곳의 모든 재료는 대리석이다. /사진제공=차움의원 회원 A씨